샤픽

[비쫑][정지훈/종현] 20층 남자

일랑일랑댐 2012. 9. 28. 15:48

20층 남자 (for.화련,참붕싸)
Written by. 
아우 목아퍼. 잠긴 목을 가다듬으며 머리를 매만졌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초췌하기 그지없다.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게 벌써 3일째다. 스트레스가 똥줄까지 타고올라와 아주 폭발해버릴 듯 하다.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도 이렇게나 일찍 나가야 하다니. 그러게 왜 그 프로젝트를 맡는다고 했는지.

밥 하기도 귀찮아서 입 안에 대충 토스트를 구겨 넣고서는 서둘러 셔츠를 입고, 급하게 넥타이를 매었다. 텅빈 속이 이딴 빵쪼가리 하나로 채워 질리가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혼자사는 직장인의 아침이라는게 다 이런 것을.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나 하나 챙기기도 버거운 내 생활에 애인같은 게 생길리가 없다. 있다해도 사치다. 사치…사치라고! 그런데도 왜 이렇게 티비 화면속에서 손을 꼭잡고 걷는 아침드라마 속 연인이 거슬리는 건지. 괜한 마음에 리모콘 전원버튼을 거칠게 누르고 서둘러 현관을 나섰다.


이런 젠장. 바빠 죽겠는데 왜 또 20층이야?  

아니나 다를까. 이놈의 운이나 타이밍 같은 건 나와는 정말 인연이 없나 보다. 엘리베이터 층수표시란의 빨간 숫자는 20층을 가르키고 있었다. 게다가 멈춘 엘리베이터는 무얼하는지 20층에세 꼼짝도 하지 않는다. 머피의 법칙이란게 정말 존재하는지, 꼭 바쁜 상황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보면 20층인거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프로젝트 때문에 한시간 씩이나 당겨진 출근시 간이 채 20분도 남지 않아 있었다. 아 어떡하지. 그렇다고 14층 거리를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간 모처럼 빤 와이셔츠가 이제 막 샤워를 끝낸 몸과 함께 땀범벅이 될 것이 분명했다.


고민하는 새에 숫자가 바뀌며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층 사는 씹새.진짜 어떤 새낀지 얼굴이나 좀 보자. 19층…18층…17층….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우리 층인 14층을 가리키며 멈추어 섰다.

문이 열렸다. 고개를 숙이고는 어쩐지 긴장 된 마음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올라탔다. 같은 아파트 주민이지만, 현대 사회가 그렇듯이 나 살기에 바빠서 이웃에겐 도무지 관심이 없는 탓에 얼굴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상대를 매일같이 욕하고 씹고 그랬으니 미안한 마음도 들긴 했다. 이윽고 닫기 버튼을 누른 나는 왠지 민망한 기분에 헛기침을 하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헉.


거울속으로 눈이 마주쳤다.


끝이 치켜올라간, 조금 작지만 매서운 눈이 묘한 느낌을 담고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갈색의 조금 긴 머리카락이 뒤덮은 작은 얼굴에 잘 자리잡은 남자다운 이목구비가 단 번에 보였다. 구릿빛 피부. 핏줄이 도드라진 긴 목을 따라, 나시티를 입어서 더욱 강조된 탄탄한 근육들이 보였다. 침이 꿀꺽 넘어갔다. 저런 근육들은 연예인들이나 잡지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당장이라도 만져보고 싶은, 그런 종류의 근육 이었다. 같은 남자로서도 부러워 할 만한 그런 몸.

최대한 티 나지 않게 또 흘끗 쳐다보았다. 얼핏봐도 180은 넘어보였다. 살아 움직이는 듯 한 역동적인 근육들과 훤칠한 신장, 그리고 츄리닝 바지를 입어도 전혀 죽지 않는 긴 다리. 흡사 다비드 상 같은 완벽한 남성의 몸에 감탄하면서도 괜히 기가 죽었다. 거울을 다시 한번 보았다.

아직도 그 남자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1층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등을 돌려 문 앞에 선 나는, 조금은 주저하며 고개를 숙인 채로 입을 열었다. 차마 그 남자를 쳐다보며 말을 할 용기는 나지 않았던 탓이다.


"저기…20층 사시는 분이시죠?
"…네? 맞습니다만…."


웜메. 목소리까지 완벽하다. 약간은 허스키한 남자다운 음성이 귓전을 울려 내가 말을 걸고도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사실 아침마다 엘리베이터 잡아놓지 좀 말라고 핀잔을 줄 생각이었다.그러다가 다시 혀를 내밀어 입을 축이고는 말을 이었다. …매를 닮은 그 남자의 눈이 어쩐지 내 입술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아…. 아침마다 이 시간에 엘리베이터가 20층에 있더라구요. 운동가시는 거 같은데..굉장히 부지런 하신 것 같아서요…"


다시 생각해보면 참으로 멍청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 보는 이웃아닌 이웃 주제에 그런 태평한 말이라니. 어이쿠야.실수했다. 하는 생각에 괜히 손목시계만 다시 쳐다보았다. 조금 당황한 얼굴로 날 보던 남자가 이내 아아. 하는 탄성을 내뱉더니 빙긋 웃음을 터트리며 그 남자다운 입매가 움직였다.


"아아…. 요즘 군대다녀와서 휴학중이라 시간이 남아서 운동을 좀 하고 있거든요."


세상에. 친절하기 까지 하다.

아,정말요? 전 아침에 운동같은 건 꿈도 못꾸는데….대단하세요. 놀란 마음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탄의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그가 한쪽 손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은 듯 웃는다. 그래도 좋은 기분을 숨기지 않는다. 아,역시 사람은 한마디를 나눠봐야 하는 법인가보다.

그렇게 얼떨결에 말을 튼 20층 남자와 몇 마디를 더 나누자,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띵동. 하는 소리를 내며 1층에 멈춰 서 있었다.

문이 열리자 시원한 이른 아침의 공기가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새삼 그것을 만끽하며 눈을 지긋이 감다가, 현재 내 상황을 깨닫고선 화들 짝 놀라서 발을 빨리 놀렸다. 으악..17분 남았다. 수트케이스를 들고 허겁지겁 뛰어나가는 나의 등 뒤로 허스키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네…? 몹시 바쁜 상황이었지만 그 짧은 부름에, 나는 그런 것도 있고 그대로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제가 불러 놓고도 멍한얼굴로 나를 보더니, 큼큼. 하고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14층…맞으시죠?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아.김종현…이요. 얼떨떨한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하자 그가 혼자서 흐응.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는 어느새 내 옆으로 뛰어오며 말 한다. 앞으로 자주 뵈요.

먼저 뛰어나가는 잘빠진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잠시 후에야 얼빠진 정신을 추스릴 수 있었다.

 

 

 

 

 

 

 

 

*

아…. 죽을 맛이다.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붙어 앉아 있던 탓에 잔뜩 결린 어깨가 미친듯이 쑤셔왔다. 계속 타자만 두드려 댄 손가락에 도 골절이 올 지경이다. 진짜 이 프로젝트 끝나고 나 승급 안 시켜 주면 이 회사 회상과 갈등을 빚어 볼테야. 버스에서 내리며 실없 고도 꽤나 실현가능성이 있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여름이지만, 밤공기는 꽤나 쌀쌀했다. 제법 매서운 바람에 코 끝이 얼얼해 질 지경이었다. 씨 ,럴 줄 알았으면 집 말고 차 부터 살걸 그랬다. …사실 집 값의 반은 부모님이 보태 준 거긴 하지만…. 어쨌든! 말단 회사원이 돈이 어딨다고!

우리 라인에 문을 쏙 열고 들어거자 금새 따뜻한 공기가 차가워진 몸을 감쌌다. 급작스런 온도 변화에 몸을 부르르 떨며 엘리베이터 숫자판을 쳐다보았다. 10층에서 부터 내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급할 것 없는 느긋한 심정으로 그 앞에 서서 콧노래를 흥얼 거렸다.


터억.

"헉…헉… 종현씨!! 같이가요!!"

숨이 턱까지 찬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뒤를 돌아 그 섹시…한 음성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20층 남자였다. 어느새 내앞으로 불쑥 다가온 남자를 보며 괜히 웃음이 나는 바람에, 풋 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안 뛰셔도 되는데. 엘리베이터 아직 안왔어요."


아…그냥 종현씨가 보이길래…. 멋쩍게 웃으며 말하는 음성이 혀가 약간 꼬인 듯 하다. 멋드러 지게 차려입은 옷을 보니, 어디서 한잔 하고 온 모양이었다. 차려입은 20층 남자는 아침보다도 더 멋있었다. 나는 그런 생각은 애써 숨기려고 노력하며, 술 마시셨나 봐요. 하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네. 티 나요? 친구가 오랜만에 귀국해서 몇잔 마시다 보니까…. 아 이거 챙피한데요."
"…괜찮아요. 그래도 멋있네요 뭐."


어…어?

내가 말해 놓고도 깜짝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놀란 듯 보였다. 씨발. 계속 멋있다 멋있다 생각하고 있다가, 챙피하다고 말하는 그 귀여운 모습에 결국 속마음을 말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어쩔 줄 몰라서 혀로 입술만 축이며 아 그게…제 말은…하는 병신같은 소리만 나왔다.아 어떡해…나 게이로 알면 어떡하지? 이 아파트에 게이가 살아요 하고 신고해 버리면 어떡하지? 어느새 내 표정은 울상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띵동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낭패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발을 들여놓는 나의 뒷목이 단단하고 강한 남자의 손아귀에 잡힌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잡혀진 뒷목을 잡아당기며 남자가 거칠게 나를 엘리베이터 구석에 몰아붙였다. 닫히는 문과 함께 남자가 20층의 버튼을 눌렀다. 어느새 마주보게 된 그의 얼굴은 아주 기묘한 표정이었다. 눈은 몽롱하고 두 볼은 붉게 상기된. 그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가 싶더니, 거칠게 맞붙여진 말캉한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섬세한 입술주름이 잔뜩 민감해진 내 온 몸에서 느껴졌다. 이윽고 힘이 빠지며 내 입술이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뜨겁고 부드러운 혀가 거칠고 급하게 안으로 침투했다. 조금은 성급하게 들어오는가 싶던 그 혀는, 그것이 무색해 질 정도로 화려한 혀놀림을 구사하며 내 혀를 옭아매었다. 숨막히게 엉킨 혀가 안쪽 인몸이며 입천장이며 거칠게 휘저었다. 등골에서 부터 올라오는 짜릿한 감각에 나역시 그 혀를 찾을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함께 엉키게 된 두 혀가 서로의 입 구석구석을 탐험하듯이 헤집었다. 입안은 아주 뜨거웠다. 마주 감은 혀도 더없이 뜨거웠다.

그것이 20층 남자의 열기인지, 아니면 어느새 흥분이 온몸을 휘감아 버린 나의 열기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이내 두 입술은 열기를 훅 훅 내뱉으며 떨어져 나갔다. 어느새 내 다리 사이로 남자의 탄탄한 다리가 파고들어 단단히 내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나를 내려다 보고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제서야 나는 퍼뜩 제정신이 들었다. 내…내가 지금 뭘한거지? 멍한 눈으로 눈 앞의 그를 응시했다. 두 눈에 열기로 달아오른 얼굴이 분명히 보였다. 나는 문득 지금 우리의 자세가 몹시 민망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벽으로 밀쳐진 나는 그와 몸이 얽힌채, 그의 목에
양팔을 두르고 있었다. 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나는 내 다리 사이에서 허벅지를 찔러오는, 어느새 단단하게 서버린 그의 중심이 굉장히 신경쓰일 뿐이었다.


"훅…종현씨…."

잔뜩 거칠어진 음성이 내 귓전을 울렸다. 나는 그대로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다. 그 검은 눈을 잠식해버린 끈적한 열기가 내 눈에 비치었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 속에서 달뜬 얼굴을 하고 숨을 색색 내 뱉는 내 얼굴을 발견하고 말았다. 엘리베이터가 띵동 하는 소리를 내며 20층에 멈추어 섰다.

그 순간 아무런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거칠에 그러쥐어진 손목. 그가 이끄는 대로 나는 순순히 따라갔다. 허겁지겁 도어락을 연 그가 나를 집 안으로 밀어넣었다. 다시 한번 그 얼굴이 가까워졌다. 한 손으로는 내 허리를 지분거리는 그 손길에 다시 정신이 희미해졌다. 그가 그대로 나를 현관에 눕혔다. 차갑고 딱딱한 바닥이 등에서 느껴졌다.


"읏…여기선…."

안에서…라고 희미하게 말하던 내 입술은 곧 다시 막혀버리고 말았다. 다시한번 뜨거운 입술이 거칠게 닿아왔다. 미끌거리는 혀가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곧 나도 그의 목을 끌어 앉고는, 그의 분주한 혀의 움직임에 맞추어 마주 옭아맸다. 미처 챙기지 못하고 흘러내린 타액으로 입술이 번들거렸다. 그의 손이 셔츠 단추를 바쁘게 끌러내렸다. 뜯듯이 바쁘게 풀러내려진 셔츠 사이로 내 속살이 드러났다. 차가운 손이 셔츠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이내 그가 민망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 입술을 내 목언저리에 가져갔다. 그리고 턱부터 목선, 쇄골까지 분주하게 흝어내렸다. 이윽고 마저 벗겨진 셔츠사이로 유두가 드러났다. 집 안인데도 불구하고 어쩐지 서늘한 공기에 그것이 꼿꼿하게 스는 것이 느껴졌다. 부끄러운 감각이었다.

그런 생각은 그가 입술을 유두로 옮기는 것과 함께 쏙 들어갔다. 그가 뜯어 먹을듯이 내 온 상체를 입술로 자국을 새겨나갔다. 허벅지에 닿는 그의 것은 바지를 뚫고 나올 듯 했다. 아아…내가 지금 뭘하려는 거지. 그러면서도 나는 열심히 계속되는 자극에 허리를 비틀어대고 있었다.

허리를 지분거리던 그의 손가락이 이내 철컥 하며 내 바지버클을 풀었다. 그 소리가 무척 생경하게 들렸다.

…김종현. 26세 회사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구나.

 

어느새 꼿꼿히 서있던 내 것이 그가 속옷을 끌러내림과 동시에 툭 하고 튀어나왔다. 그는 망설임 없이 그걸 입으로 가져갔다. 내 눈이 저절로 동그랗게 떠졌다. 서…설마 그걸 빨려구요…? 의문과 동시에 그것은 실현되고 말았다. 뜨거운 입안으로 들어간 내 성기가 그 안에서 더욱 더 팽창했다. 말랑한 입 안쪽의 여린살과, 분주하게 입안에서 내 것을 애무하는 그 혓바닥의 감촉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발가락이 저절로 구부려졌다.


"으…으으응…핫…거기…"

본의아니게 가느다란 신음이 터져나왔다. 머리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참을 수 없는, 온몸으로 퍼져드는 그 감각에 손으로 그의 머리카락 을 움켜잡고 헤집었다. 아…아…좀더! 뿌리 끝까지 정성스레 파고드는 그의 혓바닥에 고개가 꺽였다.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정성스럽게 내 것을 빨아주는 그의 모습이, 춥-춥 하는 그 소리와 함께 너무나도 외설적이어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어 나는 그의 머리카락을 더욱 세게 쥐며 그만…그만! 하고 외쳤다.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가 혀로 고환을 굴리며 쭉쭉 빠는 감각에 이기지 못하고 나는 그의 입안에 사정해 버리고 말았다. 희뿌연 액체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조차도 너무나 외설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액체인가를 깨닫고는 미안함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어떡해! 그러게 빼랬잖아요!


"힉…어,어떡해…. 미안해요…"

그는 대답없이 자신의 바지를 벗고는 손가락에 퉤.하고 그것을 뱉어내었다.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엉덩이를 움켜쥐고는 그대로 내 몸을 뒤집었다. 순식간에 엉덩이를 위로 향하게 한 아주 수치스러운 자세가 된 내가 거세게 바둥거렸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단단한 두 팔로 나를 잡아누를 뿐이었다. 열로 달아오는 두 엉덩이에 그의 서늘한 손이 닿아왔다. 이윽고 그의 손은 다물려 있던 내 엉덩 이를 좌우로 쩍 벌리며 내 허리를 잡아눌렀다.


헉…! 막힌 듯한 숨이 터져나왔다. 그의 단단한 손가락이 생각지도 못했던 곳으로 침투했다. 전혀 이런 용도로 사용될 줄 몰랐던 그것은 힘겹게 그의 손가락을 받아내었다. 그의 손가락에서 미끌거리던 내 정액이 그 안에서 느껴졌다.  이질적인 감각과 낯설은 통증에 나를  어쩔 바를 몰라 바둥거렸다. 찰싹. 그가 가만있어요. 하며 엉덩이를 갈겼다. 수치스러운 행동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것마저도 자극이  되어 몸을 간질였다. 허벅지가 바들바들 떨려왔다.


아파도 참아요. 하며 그가 목에 입술을 묻고서 속삭였다. 사실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한 쪽 손가락으로는 다시 내 유두를 지분거리는 그 손길에 나는 고개를 뒤로 꺾으며 맹목적으로 고개를 상하로 흔들었다. 그가 손가락을 늘려왔다. 이윽고 좁디 좁은 그곳에는 세개나 되는 손가락이 박혀있었다. 이물질을 처음 맞이하는 그곳은 정신 없이 그의 손가락을 조여댔다.


허전한 느낌과 함께 그의 손가락이 한번에 빠져나갔다. 내 구멍은 그것을 아쉬운 듯 조여댔다. 안심할 새도 없이 그가 내 안으로 뚫고 들어온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아아악…!

새된 비명소리가 거실안을 올렸다. 질끈 감은 눈을 살짝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현관이었다. 그의 단단한 손이 두 엉덩이를 움켜 쥐고는 다시한번 쑥 하고 자신의 것을 밀어넣었다. 끔찍한 고통이 온몸을 휘감았다. 입구가 불에 데인듯이 시큰거렸다. 또한 안으로 뚫고 들어온 그것이 내장에까지 느껴졌다. 죽을 것 같았다. 뜨겁고 아파서 죽을 것 같았다.


"훅…씨발…존나 조여."


너무나도 비좁은 그곳에 그도 힘든 듯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내 안에서 더욱 부푼 그것은 잠시동안 더 움직이지 않고 멈추었다. 나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버티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차라리 움직여주길 바랬다.

내 생각이 통했는지. 그가 다시 상체를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격렬한 움직임이었다. 앞뒤로 빠르게 왕복하는 그것에 서로의 몸이 저절로 흔들렸다. 그가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허벅지에 그의 단단한 다리가 와닿았다. 두 손으로 바탁을 집고 겨우 몸을 지탱했다.

정신없이 찔러들어오는 그. 끔찍한 고통에 허리를 비틀던 나는 다음순간 오직 어떤 감각에 의하여 허리를 튕겼다.


"아! 아으으으응…앗! 거…거기…."


여기? 그가 되물으며 방금 그 곳을 푹하고 찔렀다. 내 허리가 다시한 번 튕겨올랐다. 머릿속에 남아있던 퓨즈가 다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계속되는 그 허리짓에 맞추어, 나역시 같이 허리를 흔들었다. 엇박이었던 그 움직임은 곧 제 박자를 맞추어 움직였다. 눈 앞이 하얘졌다. 그대로 나 역시 정신을 놓아버렸다.

 

 

 

 

 

 

 


*

"학…하…."


그가 내 안에 사정을 하고는 숨을 내쉬며 등위로 축 늘어졌다. 우리는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한차례 쾌락이 지나간 후 다시금 느껴지는 딱딱한 바닥과 서늘한 공기에 문득 제정신이 들었다. 이제 어떡하지? 복잡한 마음에 눈을 꼭 감았다.


"나 봐요."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가 속사이며 내 턱을 두 손으로 잡아 자신의 쪽으로 돌렸다. 땀에 젖은 머리칼과 검은 두 눈이 보였다. 좀 전의 그 행위들이 생각나 나는 다시금 두 뺨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쪽. 그의 입이 갑작스레 닿았다가 떨어졌다.


"사실은 종현씨 맨날 봤어요."
"…?"
"아파트 살면 자주 보는게 당연한데…종현씨는 이상하게 계속 눈에 더 밟히더라구요."
"아…?"
"근데… 또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고."


아침에 말거는 목소리도 예쁘고. 비뚤어진 넥타이도 귀엽고. 그가 그렇게 말하며 단단한 팔을 허리에 둘러왔다. 어떤말을 해야할 지 알 수 가 없었다. 그냥 그의 체취에 숨이 턱 막혔다.


"진짜…동그란 눈으로 올려다 보면서 나보고 멋있다고 말하는데…. 참을 수가 있어야죠."


그때 딱 눈에 뵈는게 없더라구요. 술도 먹었겠다, 늦은시간이라 아무도 없겠다. 그래서 그대로 돌진.

아…너무해요오…. 하고 내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하자 그가 픽 하고 웃더니, 그래서 싫어요? 한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냥 벌게진 얼굴을 들지 못하고 푹 숙일 뿐이었다. 그가 목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이제 아침마다 운동 같이다녀요.

…?

그리고 나서, 내가 회사까지 태워다 주고.올 때도 데릴러 가고.아,나 차있어요. 이 집도 혼자살구요. 이정도면 애인으로 괜찮지 않나?


나는 말없이,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고 말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