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ho-hyun.tistory.com/entry/전쟁
헤픈 놈. 부대안에서 종현은 그렇게 통했다. 부대에 안에 있는 놈들 중 종현을 맛보지 않은 녀석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부대 안에 여자가 있을리 만무했다. 남자였지만 작고 이쁘장한 얼굴에 속한 바보 녀석을 한 놈이 겁탈하자, 자연스럽게 다른 놈들도 자연스럽게 그를 탐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부대 안에 욕정을 풀어 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허벅지 아래로 피딱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프다고 울먹이던 목소리가 하루도 끊이지 않았다. 다음 날에 먹을 것을 쥐어주면 또 좋다고 따라가 겁탈을 당하는 것이 그의 하루 일과였다. 민호는 그것이 탐탁치 않았다. 어느 날 부터는 잠이 들기 전 순번을 정해 그를 탐하기 시작했다. 저질 섞인 농도 계속 되었다. 그 놈은 내 좆에 환장하느니, 내 껄 물고 나주지 않느니. 우스게 소리가 끊임 없었다. 그 때마다 민호는 부대 밖으로 나와 별을 쳐다보았다. 반짝이는 그 별을.
헤실 헤실 웃으며 그가 다가왔다. 달빛에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지던 그가 눈깔사탕을 꺼내 민호에게 건냈다. 분명 우는 그를 달래려, 아니면 하자고 꼬시며 부대원들 중 한 명이 준 것이 분명했다. 물끄럼이 그것을 민호가 바라보았다.
"...먹어."
얼굴가까이로 가져온 종현이 그것을 민호의 입안에 집어넣었다. 그거 달아. 맛있어. 그 말을 끝으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미련없이 뒤를 돌아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입안에 담긴 사탕이 달았다, 아니 썼다. 사라지는 그 모습을 민호는 계속 쳐다보았다.
-
수풀숲 사이로 민호가 개울가로 걸어갔다. 남들은 잘 알지 못하는 부대 주변에서 가장 맑은 물이 있는 개울이었다. 보름달이 떠서 인지 다른 날보다 밝았다. 마지막 수풀을 지나 발을 내 딛자, 개울이 보였다. 개울가 안에 김종현이 있었다. 나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개를 돌린 종현이 민호와 시선을 마주쳤다. 웃었다. 손짓을 했다.
"얼른 들어와."
이 곳은 둘 뿐이었다. 민호가 개울가로 걸어갔다. 종현이 민호에게 다가왔다. 손을 내밀었다. 그 것을 잡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민호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서. 어눌함과는 거리가 멀은 말투였다. 신발과 옷가지를 벗은 민호가 개울안으로 들어섰다. 몸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민호가 손을 뻗었다. 볼에 닿았다. 종현이 그 손에 볼을 부볐다. 손이 젖어들었다.
"...미안."
그것은 무엇을 향한 사죄일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말에 종현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입술이 닿았다. 몇 번이고 닿았다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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